과학과 종교는 오랫동안 대립과 갈등의 이미지로 기억되어 왔다. 1633년 갈릴레오 재판, 19세기 다윈의 진화론 논쟁, 20세기 스콥스 재판—이러한 상징적 사건들은 과학과 종교가 양립할 수 없다는 '갈등 논제(conflict thesis)'를 강화했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은 단순히 진리의 충돌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인식 체계가 인간 존재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두고 벌인 역사적 대화였다. 물리학자이자 신학자인 이언 바버(Ian G. Barbour, 1923-2013)는 그의 저서 《과학과 종교》(Religion and Science, 1997)에서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이 분류는 현재까지도 과학-종교 담론의 기본 틀로 활용된다. 첫째, 갈등(conflict) 관계는 과학과 ..